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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활동 성악가 3인 ‘돈 조반니’로 국내 데뷔

Mar 06, 2014


30대 김대영·김세일·김유중씨
국립오페라단 올 개막작 출연

국립오페라단이 풍자와 해학이 돋보이는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돈조반니>로 2014년 시즌을 시작한다. 중세 서양의 이름난 바람둥이 ‘돈 조반니’의 이야기를 12~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 여자 640명, 독일 231명, 프랑스 100명, 터키 91명, 스페인 1000명 하고도 셋. 잘생긴 스페인 귀족 청년 ‘돈 조반니’가 결혼을 미끼로 잠자리를 함께한 여성의 수다. 하지만 젊은 여성 연출가 정선영씨는 이 바람둥이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자유의지의 실천자로 해석한다. 무엇보다 주연급 배우로 한국 오페라 무대에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성악가들을 대거 합류시켜 관심을 끈다.

돈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 역의 베이스 김대영(34)씨와 여주인공 ‘돈나 안나’의 약혼자 ‘오타비오’ 역의 테너 김세일(37), 김유중(30)씨가 그들. 지난 주말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는 신예 3인방을 만났다.

“한국에는 2012년에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나 2013년에 성악곡 <카르미나 부라나> 같은 공연은 해봤지만 오페라는 처음입니다. 몹시 기쁘지만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워낙 높아서 긴장도 됩니다.” 테너 김세일씨는 로마 산타체칠리아음악원과 취리히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뒤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베를린국립오페라극장, 루체른 헨델페스티벌 등에서 활동했다.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2위, 취리히 키바니스 리트 듀오 콩쿠르 1위 등 경력이 화려하다. 특히 전설적인 테너 니콜라이 게다(89)에게 3년 넘게 개인 교수를 받았는데 한국 성악가로는 마지막 제자이다. 그는 “<돈조반니>는 그 당시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다뤄졌지만 각 인물을 잘 표현했다”며 “그 인물들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20일에는 국립합창단과 함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마태수난곡>으로 또 한번 무대에 선다.

독일 바이마르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김대영씨는 “독일 오페라무대에서 한 해 80번 넘게 서면서 닦은 실력과 ‘바소 칸타빌레’ 목소리의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레포렐로’는 모든 인물들을 들고 흔드는 영리한 사람입니다. ‘돈 조반니’의 하인이지만 그의 머리 꼭대기에 있어요. 요즘 건달 조직이라면 레포렐로는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가난 때문에 조직에 뛰어들어 보스인 ‘돈 조반니’를 갖고노는 브레인 같은 인물이 아닐까요.”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뉘른베르크국립음대를 마친 뒤 뉘른베르크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특히 2008년 칠레 비냐델라르 닥터 루이스 시갈 국제음악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성악 부문 2위를 차지하며 오페라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베이스 목소리인 ‘바소 칸타빌레’가 특징인 그는 자라스트로(모차르트 <마술피리>), 오스민(모차르트 <후궁탈출>)부터 에스카미요(비제 <카르멘>)까지 배역의 폭이 넓다.

“모차르트 오페라를 정말 좋아하고 줄리어드오페라와 슈타크뮤직페스티벌에서 <돈조반니>를 했기 때문에 자신있어요. 감미로운 ‘리릭 레제로’이지만 풍부하고 힘도 있다고 칭찬받았던 제 목소리를 선보이고 싶어요.” 신예 3인방의 막내인 테너 김유중씨의 포부이다. 그는 서울대 음대와 줄리어드음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줄리어드오페라, 아스펜오페라 등의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했으며 9월부터 스위스의 최대 오페라극장인 취리히오페라극장의 전속 가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김세일씨와 김대영씨가 “대한민국 성악가 중 이 정도 비주얼이 없을 것”이라고 덕담하자 김유중씨는 “그러니까 지금까지 제가 살아남는 것 같다”고 넉살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현대적이고 상징적인 무대와 해석이 돋보이는 이번 공연에서 ‘돈 조반니’ 역은 바리톤 공병우씨와 베이스 바리톤 차정철씨가 맡는다. 또 소프라노 이윤아씨가 돈나 엘비라, 소프라노 양지영씨가 체를리나 역을 꿰찼다. 음악은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마르코 잠벨리가 맡아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을 이끈다. (02)586-5363.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